나르치스와 골드문트

2020. 3. 24. 01:09흥미/고전

민음사책이 짱이다

작년 9월에 군대에서 읽기 시작하자마자 전역을 했다.

많은 것에 휘둘리다 보니 독서가 늦어져 3월 7일에 독서를 마쳤다.

책을 읽게된 이유는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수레바퀴 아래서싯다르타를 재미있게 읽었고, 헤세의 유명작 중 하나라서 이다.

 

짧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스포 x)

수도원에서 두 친구가 만난다. 둘 다 평범하지 않기에 서로 이끌리지만, 둘은 정반대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나르치스는 '이성', 골드문트는 '감성'이다. 이 책은 정반대의 길을 가는 두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르치스는 수도원에 남고, 골드문트는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여행길에 나선다.

작가는 골드문트(감성)에 더 애착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책의 주인공은 거의 골드문트이고 나르치스는 '해결사'처럼 여겨진다.

 

나는 이 책에서 나르치스를 보며 안타까웠다. 이성의 길을 걷고 수도자, 학자가 되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한 번쯤은 주어진 노선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책을 다 읽은 후 오히려 가능성으로 차올랐다.

두 친구의 성향은 인간 모두에게 내재된 성향이다.

우리는 나르치스도 골드문트도 아니다.

그렇기에 좀 더 유연해도 될 것이다.

 

굳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선택하라면 나는 골드문트를 고르겠다.

마음이 자유로운 사람은 감옥 안에서도 자유롭다.

이러한 성향은 순간을 누릴 수 있고 과정 속에서 즐길 수 있다.

그런 마음을 본받고 싶다.

 

 

끝으로 내가 생각한 책의 명대사를 남긴다.

 

" 그런데 우리가 예술가로서 어떤 형상을 창조하거나 사상가로서 어떤 법칙을 탐구하고 생각을 정리할 때면 우리는 그 무엇인가를 거대한 죽음의 무도로부터 구해내려고 애쓴다.

우리 자신보다도 더 오래 지속될 무엇인가를 세우기위해 애쓰는 것이다.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245p

 

" 영원한 삶이 있든 없든 그것이 그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이 불확실하고도 덧없는 삶뿐이었다. 숨을 쉬고, 살아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오직 살아있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393p

 

" 그래, 내가 죽음에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오로지 내가 여전히 어머니를 찾아가고 있다는 믿음 혹은 꿈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세. 나는 죽음이 커다란 행운이 되기를 바라고 있네. 사랑이 처음으로 충족될 때처럼 커다란 행운이 되었으면 하네.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4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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